캐나다 원주민 가족은 오랜 식민 정책과 자원 배분의 불균형으로 인해 다양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지원은 기존 제도의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돌봄, 생계, 정신건강, 교육 등 복합적 문제가 세대 간에 누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캐나다 원주민 가족지원 복지제도의 현황과 과제를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정책 방향을 제시합니다.
가족 단위 복지의 역사적 소외와 정책 공백
캐나다 원주민 가족은 오랜 식민지 지배와 문화적 탄압을 겪으면서 전통적인 가족구조가 붕괴된 사례가 많습니다. 과거 기숙학교 제도는 아이들을 가족과 공동체로부터 분리시켰고, 그 결과 세대 간 양육 기술과 정서적 연결이 끊긴 경우가 흔합니다. 이로 인해 현재 원주민 가족 중 상당수는 돌봄에 대한 부담을 개인이 감당하며, 공동체로부터의 지원도 제한적인 실정입니다. 그동안 캐나다의 복지정책은 개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가족 전체를 지원하는 구조가 부재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동보호나 소득보조는 개별 수급자 기준으로 책정되어 가족 전체의 안정성까지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이는 원주민 가족처럼 다세대, 공동체 중심 생활을 하는 문화에서는 더욱 부적절한 구조입니다. 또한, 현재까지 시행된 일부 가족지원 정책들은 주로 위기 상황에서의 개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예방과 지속적인 돌봄 체계 구축이 부족합니다. 이로 인해 가정 내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복지서비스가 개입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며, 조기 개입이나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한 지원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공백은 결국 아동 학대, 방임, 청소년 문제행동, 가정 해체로 이어지는 구조적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거, 돌봄, 소득보장 복지의 분절적 지원 문제
현재 캐나다 원주민 가족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복지 문제는 ‘통합되지 않은 지원 구조’입니다. 주거 지원, 아동돌봄, 정신건강 서비스, 생계보조가 서로 다른 기관을 통해 제공되며, 이는 한 가족의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구조입니다. 특히 주거 문제는 심각합니다. 많은 원주민 커뮤니티에서는 과밀한 주거 환경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한 가정에 3세대 이상이 거주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이는 아동의 정서 발달, 학습 환경, 보호 체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아동돌봄과 관련해서도, 원주민 가족은 보육시설 접근이 제한적이며, 문화적으로 안전한 돌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육교사조차 부족해 긴급 상황에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득보장 제도 역시 기준이 모호하고, 정규직이 아닌 계절직, 전통활동 등 다양한 경제활동이 제도권에 반영되지 못해 생계 기반이 취약합니다. 결국 원주민 가족은 삶의 안정성을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에 놓이게 되며, 이는 정신건강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문화 친화적이고 통합적인 가족지원 정책의 필요성
앞으로 캐나다 원주민 가족복지 정책은 기존의 획일적이고 분절된 시스템에서 벗어나, 문화적 맥락과 공동체 기반을 반영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선, 가족 전체가 함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복지 패키지를 개발해야 하며, 이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넘어 돌봄, 교육, 심리치유, 주거, 직업훈련까지 포괄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주민 커뮤니티 내 자치 복지센터의 운영 확대입니다. 해당 센터는 단순한 복지 서비스 제공기관이 아닌, 전통문화 회복, 공동체 회복, 가족 회복을 위한 거점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돌봄 서비스에 있어서도 공동체 중심의 집단 돌봄 모델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보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공동체 내에서 돌봄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와 같은 원주민 주도 복지모델이 실현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예산 지원과 함께 행정 권한을 지역사회에 위임해야 합니다. 아울러, 각종 정책 수립 단계에 원주민 당사자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성과 측정 기준 또한 서구 중심에서 벗어나 공동체 기반 지표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가족 복지는 '한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지키는 것'입니다. 캐나다 원주민 가족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복지 체계는 문화의 존중, 권한의 분산, 공동체의 연대 속에서 구현될 수 있습니다.